베트남의 크리스마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크리스마스는 휴일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평일인데, 그래도 크리스마스이기에 조금은 들떠 있기도 합니다.
베트남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외래어로는 Noel(노엘)이라고 하고, 베트남어로는 Giáng Sinh(쟝싱) 이라고 합니다.
Noel은 원래 라틴어 Natalis에서 유래한 말로, 탄생, 구체적으로는 예수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성탄절을 Noel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베트남이 프랑스 통치를 받던 시기에 크리스마스를 Noel로 부르던 것을 그대로 일반 민중에게도 퍼져서 크리스마스를 Noel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Giáng Sinh은 한자어로 降生(강생)입니다. 즉, 예수가 내려온 날, 강생일, 즉 예수 탄생일이 되는 r것이지요. 강생은 가톨릭 용어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강생이라고 합니다. 베트남은 가톨릭 국가가 아니지만, 1700년대에 기톨릭이 베트남에 들어온 이래로 현재까지 그리스도교는 가톨릭이 유일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리스도교적인 문화는 대부분 가톨릭 문화이고, 또한 베트남 사람들은 이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입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거부감없이 크리스마스를 Giáng Sinh이라고 부르듯이 베트남 곳곳에 가톨릭 성당들이 많이 있고, 신자가 아니어도 구경삼아, 혹은 사진찍으러 자주 놀러들 가곤합니다. 하노이의 성요셉 대성당은 인기있는 웨딩 사진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베트남은 가톨릭 미사의 영향으로 12월 24일을 크리스마스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톨릭 전례상 크리스마스 당일보다는 크리스마스 전야미사부터 성탄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도 성당들마다 일반적으로 저녁 7시경부터 성경 이야기 혹은 예수 탄생 이야기 등을 연극으로 하거나, 음악제를 하거나 하여 약 2시간 정도 행사를 한 후에 9시경부터 성탄 전야미사를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12월 24일에 성탄 행사와 미사하는 것을 보고 크리스마스가 12월 24일인 줄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에는 그 배경이 있습니다. 베트남은 성탄절이 12월 24일이다, 혹은 베트남 사람들은 12월 24일을 성탄절로 알고 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베트남만 유독 성탄절이 다른 나라와 다를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가톨릭의 영향으로 12월 24일로 알고 있을 뿐이지요. 그만큼 사회주의 베트남에서도 성탄 전야 미사는 성대하고, 크게 하고, 지역에 따라서 마을의 축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는 가톨릭 신자이고 아니고는 상관없습니다. 모두가 가서 즐기는 축제입니다.
이 곳 박닌 주교좌 성당의 경우도 성탄 전야 미사는 성당 본당 외부 교구청 마당에서 합니다. 교구청 입구까지는 가톨릭 신자들이 주로 미사에 참석하고, 그 뒤로해서 성당 앞마당까지는 현지인들 구경꾼들로 들어차서 음식, 장난감 등의 장사군들이 몰려들어 먹고 마시고 놉니다. 박닌성에서도 중심지 빈콤에서 성당으로 이어지는 약 2km정도되는 도로가 너무 혼잡하여 교통을 통제합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오토바이도 운행을 못합니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성탄 전야 미사를 구경하러 갑니다. 12월 24일 저녁은 성당 주변은 축제의 장이 되지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베트남의 모든 성당들은 경쟁하듯이 장식을 화려하게 합니다. 크리스마스 틀리와 전등은 기본이고, 성당 벽과 십자가, 성당 내의 나무 등에 전등을 하여 화려하게 장식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전등으로 장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베트남 어디를 가도 도로의 아치나, 각 가게들을 전등으로 장식한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